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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보 영감!
왜 불러?
뒤뜰에 뛰어놀던 씨암탉 한 마리 보았소?
보았지!
어쨌소?
이 몸이 늙어서 몸보신 하려고 먹었지--
잘해군 잘했어,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---
그러게 내 영감이라지!

여보 마누라!
왜불러?
뒤뜰에 매어놓은 송아지 한 마리 보았나?
보았지!
어쨌소?
친정집 오라버님 장사밑천으로 주었지--
잘해군 잘했어,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---
그러게 내 마누라지!

이 노래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속 쓰린 것들이다.
영감이 씨암탉을 잡아먹어 버린 것이나 마누라가 송아지를 친정집에 주어버린 것이나 모든 게 그렇게 잘했다고 할 수는 없는 것들이다. 그런데도 당신이 했으니 잘했다고 해준다. 또 그런 것을 잘했다고 해 주니까 당신이 최고라고 정을 느낀다는 것이다.

사람냄새 폴폴 풍기는 가치들을 어느 순간부터 등안시 하더니 메마른 세상이 되어 버린 오늘날에.......
나무 그늘에 앉아
서로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!
2004-10-09 08:36:19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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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은혜 잘해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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